피클이 인상적인 오스틴의 노블샌드위치(Noble Sandwich Co)

오스틴 외곽에 자리잡은 작은 수제 샌드위치 가게, 실로 6개월만에 찾은 나의 핫플레이스나 다름없는 곳, 노블샌드위치!

엘에이를 떠난 이후로 제일 힘들었던 건 음식이었다. 렌트한 아파트에 문제가 생겨 처음 한두달 간 집밥은 꿈도 꾸지 못하게 되어버려서 삼시세끼 외식을 했었는데 식도락을 생각하기에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지라 주로 패스트푸드, 몇군데 없는 한국 식당이나 미국 전역에 걸친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그 사이에 접한 오스틴의 식당들에서는 대게 염도가 높은 음식들을 내놓았고 한국 식당들은 회전율이 좋지 않은지 오래된 재료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 같았다. 예민한 나는 온 몸에 알러지가 돋았다가 사라졌다를 반복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리를 잡고 한동안은 외식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파스타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도 온몸에 전율을 느낄 만큼 짠맛에 몸서리가 쳐질 정도였으니... 하지 않은게 아니라 할 수가 없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해먹는 밥이 슬슬 지겨워질 무렵, 주변을 탐색하다 돼지모양의 귀여운 간판이 눈에 띄는-맛있어 보이는- 작은 수제 샌드위치 가게를 발견했다.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일일이 손으로 써놓은 대형 메뉴판이 눈에 띄었다. 가게 안은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고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소품들 하나하나가 아늑한 느낌을 주었다.

주문을 하고 나니 직원이 이름을 물어보았다. 마치 그 유명한 별다방처럼. 자리에 앉아 음식을 기다리는데 먼저 주문한 이들의 이름이 큰소리로 막 불려졌다. 이름이 불리는 손님들은 기분이 좋아지는 듯 보였다. 직원들이 친절해서 인지 맛있는 음식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모두들 화기애애했다. 머지않아 직원이 내 이름도 불렀고 앉은 자리로 음식을 직접 가져다 주었다. 이 때의 나는 기다리는 시간도 먹는 시간도 모두 행복했다.

이 곳의 주력 메뉴 인 듯 보이는 PBLT(Pork Belly Lettuce Tomato의 약자인 듯). 훈제한 삼겹살과 구운토마토, 로메인 상추로 속이 채워져 있는 입안을 살살 감싸는 훈제향이 매력적인 샌드위치.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 Mushroom Rueben. 버섯과 치즈가 잔뜩 들어가 풍부한 식감이 있고부드럽게 베어 먹기 좋았다.

구운 토마토와 다진소고기, 치즈를 넣은 고급스러운 피자 맛이 나는 Italian sausage 샌드위치. 

Ginger brew 와 함께 피클장식을 달고 나오는 Knuckle sandwich. 남편이 진저브루를 마치 딥핑소스인냥 찍어 먹길래 나도 따라해 보았는데 역시 사람의 입맛은 취향이다.

대체적으로 음식이 다른 곳보다 덜 짜서 좋았다. 그리고 신선했다. 삼겹살을 샌드위치 속에 넣는 기발한(-적어도 내게는) 아이디어를 제공해 준 PBLT 가 개인적으로 제일 맛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피클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달지 않고 적당히 새콤하면서 무겁지 않고 뒷 맛이 끝내주게 개운한- 마늘, 적양파, 셀러리, 당근, 오이 등등이 들어간 이 피클을 도대체 어떻게 만들었을까? 주문대 옆에 놓인 쇼케이스 속의 피클들이 내 구매욕을 자극했다. 기본사이드로 나오는 것은 TNP Fresh 피클. 다른 피클들의 맛을 향한 궁금증이 끓어올랐지만 TNP Fresh만 우선 구매했다. 

한 메뉴의 양이 성인 남자도 배가 부를 만큼 많았다. 양이 부담스럽다면 하프사이즈로 주문할 수도 있다. 남은 샌드위치를 가져가려고 투고 박스를 달라고 했더니 햄버거 포장에 많이 쓰이는 은박지 랩을 주었다. 거기에 곱게 싸서 봉투에 담아왔다. 냉장고 속에서 하루가 지나도 맛이 괜찮았다.

즐거운 노블샌드위치와 피클, I had a great time-

I hope you will have a great time, too!

Website http://noblesandwiches.com

Adress 

620

Noble Sandwich Co.

12233 Ranch Rd 620 N #105

Austin, TX 78750

Burnet

4805 Burnet Rd

Austin, TX 78756